2011년 1월 중순 제가 처음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참 즐거워했었는데 말이죠.[바로가기] 그리고 또 많은 일들이 생겼다 또 없어지고, 미쳐 다 이야기하지 못했던 많은 에피소드들을 저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2011년 당시 36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또 그 해 여름에 저는 연구소를 책임지는 팀장이 되었지요. 처음 "연구소장"이라고 적혀있는 명함을 보며 참 기분이 좋았습니다. 연구소가 마치 제 몸처럼 느껴졌었으며 무슨일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몇일 전 부터 그건 좀 바뀌었네요. 적확하게 2014년 3월 10일부터... 입사한지 만 3년이 조금 넘은 시점에서... 그 "연구소장"이라는 직함은 내려놓게 되었습니다.
이 글은 참 조심스러운 글입니다. 현재 일하고 있는 직장의 이야기를 다루어야하니 말이죠. 그러나 저는 저 남쪽 창원[바로가기]에서 오랫동안 학교생활만 하다가 이렇게 올라와서 생활한 모든 것을 블로그에 적었고, 은연중에 자랑도 있었이니, 또 이런 이야기도 남겨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글은 절대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내가 느낀 사실(이해 당사자들끼리도 "사실"이라는 것은 서로에게 다를 수도 있지만)을 남기고자 한 것일 뿐입니다. 그로부터 나 개인이 좀 더 달라질 것이 있다면 반성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하구요.
당연한 결정...
결론부터 말하면 당연한 결정입니다. 현 시점에서 연구소는 회사가 원하는 매출 실적을 가지지 못하고 있으며, 하다못해 기술적 우수함도 가지지 못하고 있으니 이는 팀의 책임자로서 당연한 결과입니다. 물론 이렇게 한줄로 딸랑 적기에는 그 안에 참 많은 이야기가 있습니다만, 여하튼 결과는 결과니까요. 연구소의 초라한 실적 앞에서는 참 할 말이 없습니다. 특히 다양한 제품들을 시도했지만, 뚜렸한 판매고를 올리지 못했고, 더욱 중요한 것은 연구소의 결과를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을 지치게 했다는 것입니다. 특히나 최근에는 저의 한계를 넘어선 상황의 연속이어서 SOS를 발생해도 벌써했었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걸 미적거렸으니 팀 전체가 휘청거리는 상황이 올 수도 있었던거죠.
애초에 몸에 맞지 않는 옷...
경력과 경륜은 그냥 나타나는 것이 아닌것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사회생활 첫 해에 너무 분에 넘치는 옷을 입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겁니다. 그속에서 전 연구원들을 보호하는 훌륭한 상사도 혹은 차라리 지시된 명령을 언제나 잘 수행하는 저돌적인 중간관리자의 역할도 못한채 어정쩡한 자리에서 어정쩡한 모습을 보인적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건 그 순간순간마다 변명할 무수한 많은 말들이 있지만, "좀 더 잘 할 수 있었을텐데~"라는 아쉬움에는 변명할 말이 하나도 없습니다. 애초에 몸에 맞지 않는 옷에 취해 있었던거죠. 그건 참 독과 같은 것입니다.
그리고 당시 연구소에 제품 개발 지시를 내리는 사람은 더 있었습니다. 전 연구소장이셨던 상무이사님과 대표이사님이죠. 그래서 전 오히려 그 분들의 지시를 이행하도록 시간 스케쥴을 만들고 연구원들을 독려하는 역할로 축소되어 있었으며, 오히려 국가과제 등의 기획이나 수행 및 자료정리를 좀 더 많이 했던 적도 있습니다. 이 부분은 약간 저도 아쉬워하는 부분인데요. 어떤 사람이 어떤 회사에 가든지 업무에 대한 적응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저는 경력도 아닌 신입 사원인 주제에 지위도 높았던거죠. 그래서 단시일안에 결과가 나오는 일만 추진하게 된 겁니다.
사실 아무도 뭐라고 한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 긴 시간 어떻게든 사람들을 독려하고 또 팀을 보호하면서 하나의 주제만 혹은 하나의 제품만 연구하고 확대했다면 하는 큰~ 아쉬움이 듭니다. 그때는 이것 해보고, 아니면 또 저것 해보는 그것도 작은 사이즈에서 말이죠.
다시 연구원 ~ 근데 난 뭘 할 줄 알지?
사실... 최근 제 포스팅 곳곳에서는 관리질(^^)의 재미없음을 이야기하면서 재미있는 연구를 하고 싶다는 희망을 자주 이야기했었습니다. 문제는 제가 그리 당장 써먹을 만한 소위말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 문제이지요. 이제 연구원으로서 살아야하니 먹고살 수 있는 뭔가가 있어야하는데 말이죠. 이제 제가 뭘 할 줄 알고 모르는지를 보고 제대로 된 연구원의 길을 걸어야할 듯 합니다.
회로는 약간 볼 줄 알지만, 회로 설계 툴을 만진다던지 하지는 못하고 회로 설계 툴로 저는 회로 시뮬레이션[바로가기]을 했으니 이쪽으로 가긴 좀 길이 머네요. 3D 설계 툴을 최근 좀 데리고 놀았지만 [바로가기] 역시 바로 산업용으로 접목하긴 힘들듯 합니다. 그냥 취미 수준이었죠.ㅠㅠ
사실 역시 학생때부터 가장 많이 한 것은 동역학의 유도[바로가기]와 MATLAB 등을 이용한 시스템 시뮬레이션 및 제어기 설계[바로가기] 등등인데요. 사실 오히려 요즘 좀 더 관심을 가졌던 분야는 Rapid Prototype Design 이었습니다. 그로 인해 최근 Python, Processing, Arduino, 3D Printer 등과 관련된 글들 및, 구글 스케치업, OpenSCAD 등에 관련된 글들을 포스팅을 했었거든요. 문젠 이 모든게 다 익을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했는데 그냥 따라하기 수준이 되어버려서 문제입니다.ㅠㅠ.
문제는 이게.. 회사에서는 쓰일데가 잘 없습니다. 어차피 시뮬레이션이든 Rapid Prototype이든 뭔가 결과물을 예측하든지 잘 만들기 위해서인데요. ㅠㅠ. 이건 모두들 익숙해져야 그 팀의 업무 수행의 효율성과 깊이가 좋아지는 건데 자칫 잘못하면 초반에 비효율성만 보일 수 있거든요. (실제로 저도 그 경험자이구요.ㅠㅠ) 결국 당장 실무적 관점에서 전 써먹을 만한 기술이 없네요.ㅠㅠ. 그래서 전 오늘도 살짝 저에게 주어진 일을 하기 위해 인터넷을 또 서치하고 있었습니다.
분명 이제 연구소장 지위를 벗으면서 (실제로는 벗겨지면서^^) 큰 장점이 있습니다. 바로 그렇게 받아오던 매출과 실적 압박에서 벗어났으며, 실력이 있으면 개성이 너무 강하고, 좋은 성격에 유순하면 아직 더 배워야하는 신참인 경우가 많은 연구원들을 진두지휘하는 입장에서 해방되었다는 것이지요. 이건 참 좋은 일입니다. 그런데 단점도 있더군요. 회사에서 살짝 외로워요. 그냥 자격지심인진 몰라도 말이죠. 그냥... 요 몇일 점심을 혼자 먹었더니 제 옆자리 차장님과 평상시 점심을 항상 먹지 않는 한 연구원님이 저와 밥을 같이 먹네요. 뭐 자격지심이겠죠. 아무튼...
이제 100일이 될려면 일주일이 남은 ... 글 등록 시점에서는 4일이 남을 우리 딸과 밤마다 보채는 아기 달래느라 또 못난 남편때문에, 그리고 육아 휴직은 꿈도 꾸지 말라는 회사의 무언의 독촉에 못 이겨 100일도 안된 딸 어린이집에 맡긴 와이푸님을 봐서라도... 또 열심히 살아야죠. 저 사진 참~ 마음에 들어요... ㅎㅎ 그나저나 지금 제가 사는 곳이 안양의 만안구였는데요. 100일안된 아기를 받아주는 몇 안되는 빈자리가 있는 어린이집을 따라 또 이사를 하게 되었답니다. 와이푸님의 출퇴근이 그 다음 우선 순위라서 이것 저것 생각하다가... 정말 이것저것 많이 생각했는데.. 결국 같은 안양의 동안구로 이사를 하게 되었네요. 다음주에는 이사를 한답니다. 그것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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