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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끄적거림

즐거워야할 설 명절을 병원에서 보내버렸습니다.ㅠㅠ

설 명절에 큰 맘 먹고 창원에 있는 주남저수지 사진을 블로그에 올릴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건 다... 꿈이었습니다. 제가 창원에 도착해서 한 일은... 인근 병원에 입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다리 골절로 말이죠...ㅠㅠ


저 황금같은 설 연휴... 사실 저희 회사는 1월 31일도 휴무였습니다. 결론적으로 저희 회사는 1월 29일 토요일부터 2월 6일까지 무려 9일의 연휴를 즐길 수 있었던 거지요. 물론 제 블로그의 최신 글을 읽으셨다면 아시겠지만. 저는 이제 입사한지 겨우 2주의 신참인 관계로.. 그러면서도 중간 관리인 관계로 업무파악을 위해 1월 31일에는 자발적 출근을 했었습니다. (텅빈 연구소에 혼자 앉아있는 기분이 참 묘했습니다.^^) 

그렇게 겨우 2주 만에 창원에 내려가서 실험실 후배들과 점심약속을 잡았드랬습니다.


그 추운 서울에서도 빙판길에 딱 한번 넘어졌는데... 영하로 잘 떨어지지도 않는 따뜻한 창원에서 제가 빙판길을 만나 넘어질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ㅠㅠ

오른발은 미끄럽지 않은 곳을 디디고, 왼발이 빙판을 만나서 미끄덩했는데, 이게.. 자세가...

민정선수 미안합니다. 초라한 제 블로그에다대고 함부로...ㅠㅠ


이런 아름다운자세와 좀 비슷했습니다. 물론 저의 자세는 저 상태에서 팔을 허우적 거리고 있었지요...

그리고, 몸이 조금씩 돕니다. 그렇게 해서 디딤발이었던 오른발이 마치 빨래를 짜듯이 꼬이면서 넘어진 것입니다.ㅠㅠ 

"뚝..............."

휴... 그 전율은... 30년하고 음... 좀 더 많이 살아온 기간동안 처음 느낀 종류의 전율이었습니다. 그 순간 한번도 뼈가 부러진적이 없던 저는 '아.. 부러졌구나'를 쉽게 알 수 있었습니다.

이제 살아야죠...

그 말도 못하는 고통에서 119 아자씨들께 도움을 요청해야합니다. 그 긴박한 순간... 전 저의 소중한 동반자라고 그리도 자랑하던 아이폰의 단점을 알고야 말았습니다. 아이폰으로 119에 전화거는 동작을 상상하시면 됩니다. 일단 부러진 다리를 부여잡고 고통으로 온 몸이 떨리는 와중인데 말이죠...

1. 아이폰의 홈버튼을 누른다
2. 슬라이드를 오른쪽으로 제낀다 
---> 이 동작 정말 여러번 했습니다. 너무 아파서 이미 손은 땀으로 범벅인데다 손이 너무 떨리고 있었거든요.
3. '전화'버튼을 누른다
4. '키패드'버튼을 누른다
5. '1' '1' '9' + '통화' 버튼을 누른다
---> 이 동작도 정말 여러번 했습니다.ㅠㅠ

그리고 간신히 119와 통화를 성공했습니다. 정말 안아픈것 같았습니다. 다음 질문을 받기까지 말이죠...

"네 잘알겠습니다. 지금 어디에 계시죠???"

아뿔사... 한손으로 다리를 붙잡고, 한손으로 폰을 잡고 어퍼진자세에서 목을 비틀어 간신히 주위를 둘러보지만 도저히 어디라고 설명을 못하겠는겁니다. 겨우 지나가는 왠 커플에게 현재 위치를 설명해달라고 해서 간신히 통화를 종료했습니다.

그리고... 119...

너무 고마운 분들입니다. 그렇게 빨리 (물론 저의 체감 시간은 몇 시간이었습니다만...) 오셔서 절 태워서 가장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시키셨거든요. 

휴.... 그렇게 전.. 2월 1일에 다리 골절로 병원에 입원했습니다.ㅜㅜ

오늘이 2월9일... 2월1일부터 이렇게 병원에 누워있습니다.ㅠㅠ


주남 저수지를 찍고 싶었지만, 저의 카메라는 제 다리를 찍었네요...ㅠㅠ 아마 비슷한 수술을 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 붕대가 풀린 사진은 음.... 차마 펼칠 수가 없으니 관심있는 분만


사실.. 전 이렇게 복잡한 수술을 하게 될지 몰랐습니다.ㅠㅠ

하여간... 아직 다 나은것은 아니지만 (완전히 치료가 완료되는 것은 아마 6개월 정도???) 그래도 내일 서울로 다시 올라갈려고합니다. 일하고 싶어서요. 왠지 회사의 제 자리가 자꾸 절 부르는것 같아서 말이죠^^

아.. 병원에서 느낀 몇 가지 사실이 있습니다.

병원에서 느낀 몇가지 진실
1. 병원에 누워있다는 것의 몇 안되는 장점 중의 하나는 돈들이지 않고 주변 사람들을 거의 대부분 그것도 아주 효율적으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2. 병원에서의 시간은 생각보다 너무 느리게 흘러간다.
3. 생각보다 많은 환자들은 자신의 증상이 각종 검사로 바로바로 나타날거라고 생각한다
4. 다리골절일 때 가장 큰 문제는 정자세로 잠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5. 다리골절일 때 그 다음 문제는 바로 화장실에서조차 다친 다리를 땅에 놓을 수가 없어서 들고 있어야한다는 것이다.
6. 다리골절일 때 그리 중요하진 않지만 그래도 불편한 것은 부모님께서 듣지 않았으면하는 통화를 하기 위해 밖으로 나갈 수 없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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