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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감상하기

볼케이노 - 책임감으로 중무장한 사람들...

1997년도 영화인 볼케이노(Volcano)를 다시 봤습니다. 절대 연휴기간 공부하기 싫어서 시간때울려고 본건 아닙니다..ㅠㅠ. 처음보던 당시에도 생각했던 거지만, 이 당시 제가 재난영화를 꽤 좋아했었습니다. 보통의 재난영화의 흐름은 재난을 예언자 수준으로 예견하는 주인공과 이 주인공이 하는 일에 방해 수준으로 트집잡는 멍청이 캐릭터가 꼭 등장하는데요. 이 영화 볼케이노에서는 이런 구도가 없습니다. 또 재난을 극복해 가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이쁜 여주인공과의 갑작스런 로망스 또한 흐릿합니다. (물론 앤헤이시라는 여배우가 여주인공 역활을 하긴 하지만, 주인공인 토미 리 존스와의 로망스로 연결하기까지는 좀 비약이 있습니다. ㅎㅎ 엔딩에 같이 차타고 가긴 하지만요^^)

미국 LA 중심에 화산이 터진다는 설정에서 시작합니다. 주인공은 재난센터의 책임자이고, 아내없이 혼자 13살 사춘기 소녀를 키우고 있습니다. 용암의 진로를 바꾸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과정을 담고 있긴하지만, 이 영화에서 제가 관심있게 본것은 그 과정보다 다른데 있습니다.

동료를 구하려던 한 소방수 !

용암이 분출되는 상황... 소방차가 출동합니다.

이 소방차가 떨어지는 용암사이를 아슬아슬하게 피해서 출동하다가

그만 용암에 맞습니다. 차는 전복되고

한 소방수가 같이게 됩니다.

저렇게 용암이 밀려오는 순간에 동료 소방수가 구하려 갑니다. 그러나...

이미 늦었지요.

두 사람 모두 살아오지 못합니다.

동료를 포기할 수도 없고, 책임을 저버릴 수도 없다... !

영화의 마지막, 위기... 화산폭발로 인한 환자들이 모여있는 병원으로 용암이 흐르게 됩니다. 주인공과 재해대책반은 공사중인 건물을 폭파시켜 용암의 흐름을 바다쪽으로 보낼려고 합니다.

문제는 시간인데요. 20분의 시간밖에 주어지지 않습니다.

폭발물을 설치합니다. 건물을 원하는 방향으로 넘어뜨리기 위해서는 폭탄을 터트리는 순서와 시간이 중요합니다. 건물 외곽에서 건물이 넘어져야하는 방향에 지반을 약하게 터트리고, 건물안 기둥에 설치된 폭탄을 터트려서 원하는 방향으로 넘어뜨리는 것이죠

건물 내부에서 폭발물 설치가 한참입니다. 마지막 설치조가 설치를 완료할때 쯤

가까이온 용암의 영향으로 건물이 흔들립니다. 그리고 대원한명이 무너진 잔해에 다리가 끼어서 부러져버립니다.

같이 있던 동료의 표졍엔 순간 선택의 기로에 서있는 눈빛이 보입니다.

건물 밖에서는 폭파 준비에 한참입니다. 시간이 분 단위로 남게 되거든요

동료를 구출하기 위해 애를 쓰지만, 혼자서는 힘듭니다. 남은 시간으로는 도저히 다른 사람을 부를 수도 없고, 병원의 환자를 생각해서는 아니.. LA 시 전체를 생각해서는 폭파를 지연시킬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밖에서는 카운트다운이 시작됩니다.

이제 빌딩 내부의 완료여부를 알려줘야합니다. 아니 완료되었다고 알려줘야합니다... 저 순간 만큼은 분명 요즘 오를데로 오르는 금값보다 모레시계의 입자하나가 더 소중할 때입니다.

고민하는 동료... 고통받는 동료를 놔두고 갈 수도 없고, 혼자서는 해결할 수도 없고, 다른 사람을 부를 수도 없고, 폭파를 지연시키는건 절대안됩니다. 그렇다고, 우리는 어쩔 수 없다. 그냥 폭파하라고 이야기하면, 바깥의 다른 사람들은 죄지은 느낌으로 평생 고통받을 것입니다.

그들은 그 상황에서 최선이라 생각하는 대답을 합니다.

밖에서는 자신들이 안에 있다는 것을 모르게...  그래서 머뭇거림이나 죄책감을 느끼지 않게... 자신은 동료를 버리고 갔다는 죄책감을 가질 수는 없는... 그가 선택할 수 있는 대답을 합니다. 단지... 완료됐다... 라고...

의사는 사람을 구하는 사람...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대답한다 !

한 아시아계 여의사가 있습니다.

멋진 남편도 있고, 그 남편이 아끼고 또 좋은 머리로 작전도 잘 써서 드디어 집도 좋은 것으로 장만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을 보여주며 즐거워하는 ... 그런 남편을 둔 여의사가 한명 있습니다.

전망도 참 좋네요

남편은 아내가 좀 더 여건이 나은 병원으로 옮겨서 일하기를 바랍니다.

아내를 지극히 사랑하는 남편을 둔 여자는 정말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삶은 이제 행복해지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나.. 화산이 덮치고.. 그녀는 병원으로 화산재가 덮히는 도로를 위험하게 달려갑니다.

중간에 소방수들을 구출하고, 주인공의 딸까지 책임지며 그녀는 병원으로 가서 환자를 돌봅니다.

그런 아내가 남편은 너무 한심하게까지 보입니다. 위험하니 집으로 가라는 당연한 걱정을 하는 남편...

그러나 아내는 환자에게 신경을 집중합니다.

하지만, 현장에 있는건 자신입니다. 환자를 살려야하는 책임을 진 의사중에서 화산이 폭발한 대도시의 대피 병원에 있는 의사가 자신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결국 그녀는 남편의 채근에도 그저 통화를 끊어야합니다.

아내가 걱정되어서 찾아온 남편.. 이 사람들의 목숨보다 자신의 목숨이 소중한것이라고 말합니다. 아늬 그렇지 않냐고 질문합니다.

아내는 대답하지 않습니다. 남편이 대답하라고 이야기하자... 아내는 대답하고 있는거라고 합니다. 청진기를 귀에 꼽고... 화산재를 뒤집어 쓰면서 마치 전쟁터와 같은 곳에서 환자에게 신경쓰고 있는 자신의 모습.. 그 자체가 대답이라고 합니다.

남편은 돌아갑니다. 마치 영원히 떠나는 사람같습니다. 그 와중에도 아내는 남편을 잡을 수 없습니다. 환자의 박동이 멈췄거든요.

그녀는 떠나는 남편... 자신과 가정을 위해 정말 훌륭한 남자였던 사람을 잡을 수 없습니다. 자신이 책임져야하는 환자가 앞에 누워있기 때문입니다.

내 사람은 내가 책임져야 한다 !

LA의 지하철을 책임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지하철 통제센터에 비상이 걸립니다. 지하철 한대가 용암분출에 따른 지진으로 인해 지하에서 서버렸기 때문입니다.

대장은 사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구조팀을 구성하고 지하터널로 내려갑니다. 아직까지는 용암이 지하에 흐르고 있다는 것을 모릅니다.

그저 엄청난 화재가 발생한 줄 알고 있습니다.

지하철을 발견하고 구조작업을 시작합니다.

그러다 사태가 더욱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대장은 기관사를 찾아갑니다. 자신의 책임하에 있는 기관사... 열차를 버리지 못하고 승객을 탈출 시키기 위해 최후까지 탈출로를 찾으려 했던 그 기관사를 찾아 다시 열차안으로 들어갑니다.

의식을 잃었지만, 아직 살아있는 기관사를 찾습니다.

들쳐업고 나옵니다. 이미 열차는 용암의 영향으로 아주 뜨거워져 있습니다.

성모송을 암송하며.. 자신에게 용기를 달라고 빌려 어렵게 어렵게 한발자욱씩 걸어나옵니다.

그러나 이미 늦었습니다. 그래도 혼자서 뛰면 살 수도 있을 것 같은 거리입니다.

결심한 눈빛... 그도 알고 있습니다. 의식이 없는 기관사를 그냥 버릴 수도 없고 둘 다 살 수도 없다는 것을...

혼신의 힘을 다해 기관사를 용암밖으로 던집니다.

그 아이는 제가 책임져야 해요... !

주인공에게는 13살난 딸이 있습니다. 또래와 같이 사춘기 소녀입니다. 아버지와 대화에 어려움을 느끼지요.

화산이 폭발하고, 아버지와 함께 탈출합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재난대책본부의 책임자입니다. 마침 소방수들을 돌보던 여의사를 만나게 되고, 화상을 약간입은 자신을 의사에게 부탁합니다.

이곳에 남아야한다는 아버지... 원망스럽습니다.

"의무"라고 말하는 아버지...

그 말에 수긍한 것은 아니지만, 상황이 급박하고, 아버지의 고집을 이길 수도 없습니다. 이제 아버지에게서 떨어져 처음 만난 의사를 따라 갑니다. 환자들과 함께...

자기 옆에 있는 환자가 피가난다고 말합니다. 의사에게 어떻게 하라고 하는 것이죠.

그러나 응급환자를 데리고 가는 의사가 아이의 말을 듣고 차를 세워줄리 없습니다. 지혈을 하라고 말하는 군요..

도움을 달라는 의사의 말에

무섭지만, 흐르는 피를 담요로 지혈해 줍니다.

병원에서도 딱히 할 일도 없고, 그리 응급환자도 아니니.. 의사는 주인공의 딸(캘리)에게 여자아이를 돌봐달라고 합니다.

자신보다 어린 아이를 보면서 책임감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더 어린 아이 하나 더 돌봐줘야하는 군요.

그런데.. 이 금발의 꼬마가 갑자기 사라집니다.

아이를 찾으러 사방을 해매는 켈리...

위험하니 나가라는 군인의 말..

그러나.. 그 군인도 아이를 찾아줄만한 여유가 있지는 않습니다.

그냥 잘 있을거야라는 말이지요... 그러나...

그날 하루 종일 배운 말... "그 아이는 제가 책임져야 해요..."라고 합니다.

지독한 책임감으로 중무장한 사람들이 주인공인 영화 !

주인공이 화산이라는 자연재해를 극복해가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꼈다기 보다는 조연들의 역활을 하나하나 보면서 더 큰 재미를 느낀 영화입니다. 물론 97년 상영 영화이니 약간 어색한 CG들도 등장하긴 합니다만... 뭐 그때라고 생각하고 보면 볼만합니다. 그리고, 이 영화가 상영된 97년으로 부터 5년전인 1992년에 영화의 배경인 LA에는 흑인폭동이 일어납니다. 이 폭동으로 아시아계와 흑인, 백인 사이에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데요. 1997년 당시 설문조사에서 LA 시민 60% 이상이 아직도 민족간의 갈등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고 합니다.그래서 인지 영화는 다양한 인종을 영화에 배치시켜 두는데요. 엔딩 장면은 그러한 LA의 상황을 보여줍니다.

이제 가치관을 적립시킬 아이의 입을 통해서 말하는 것이지요. "다들 똑같네...."

오랜만에 다시 본 영화라 , 아니면 할 말이 많아서 그런지 정말 긴 포스팅을 했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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