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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감상하기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그의 절망과 자살

제가 10대일때 읽었던 책들 중에 정말 성격이 바뀔 만큼 깊은 생각을 하며 읽었던  책이 몇 권 있는데요.

접시꽃 당신
플란다스의 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데미안
은하영웅전설

음 마지막의 은하영웅전설은 다른 책들과는 달리 제목부터 좀 생뚱맞을진 몰라도 꽤 재미있답니다^^. 이중에 지난번에 접시꽃 당신이야기는 했구요. 오늘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감상 중 일부를 이야기하고 싶어서요. (아참 제가 좋아하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시오노나나미씨의 작품들은 모두 20대에 읽은거라 위 목록에 없어요...)

왜 이 이야기를 하고 싶냐면.. 지금 포스팅 시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설연휴를 혼자 보내고 있거든요. 그래서 안 본 드라마중 완결된 것 중에 하나를 몰아봐야겠다는 생각에 온에어를 보았습니다. 정말 재미있더군요.. 왜 그때 안봤는지 몰라요^^ 근데 그 드라마 내용중에 비디오 어쩌고 하면서 주인공 오승아가 "죽음까지 생각했다"는 부분이 있더군요. 그래서 최근 기억도 또 떠오른거죠. 작년에 자살로 우리곁을 떠나간 많은 분들이 있었는데요. 어느 술자리에서 한 후배가 그러더군요. "그런 각오로 좀 더 열심히 살지".... 그래서 자살이라는 주제가 떠오르더군요. 그러다가 놀랬어요. 제가 10대에 감명깊게 읽었던 작품들이 하나같이 죽음을 다루고 있었다는것도 이제서야 새삼 알게 되더군요.

접시꽃당신은 병으로 떠나간 아내를 생각하는 남편의 감정이 나타난 시집이고, 플란다스의 개는 소년 네로와 그의 개 파트라슈가 모두 동시에 죽음을 맞이하고,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주인공 베르테르가 자살을... 데미안 역시 데미안의 죽음을 암시하구요. 마지막 은하영웅전설에서도 두 주인공 얀 웬리는 암살을 당하고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은 불치의 병으로 죽음을 맞이하는군요. 전 10대때 좀 우울한 성격을 가졌던 모양입니다..ㅜ.ㅜ

아!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자살...을 이야기해야죠.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보기전엔 저도 자살에 대한 생각이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뭐 나와는 관계없는 거라 생각해서인지 큰 감상도 없었고, 오히려 주변 어른(당시엔 교회를 다녔던 관계로 자살에 비판적인 주변사람들이 워낙 많았거든요)의 영향으로 오히려 왜? 죽지? 라는 생각을 더 많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린 제가 읽었던 그 작품에서 베르테르가 알베르트와 하는 그 논쟁이 절 생각하게 만든거에요. 자살이라는 것에 대해...

민음사 출판작. 표지. 박훈규 디자인


불치의 병... 암이나 혹은 어떤 병이든... 그런 불치의 병에 걸린 사람에게 병문안을 가서 혹은 그런 불치의 병에 걸려 죽음을 맞이한 사람에 대해 이야기할때, 절대 왜?  죽지?, 좀 더 살려고 애써보지... 그럴 용기로 좀 더 살아보지? 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던 거지요. 육체가 병에 걸려 생사의 기로에 서있는 사람에게는 우린 무한의 동정을 보내자나요. 그런데 영혼이 정신이 병에 걸려 생사의 기로에 서있는 사람에게는 상대적으로 너무 냉혹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절대 어떤 형태로든 죽음을 옳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분명 그와 같은 결정을 가진 사람이 책임져야할 주위 사람들에 대한 회피를 정당화하는 것도 아닙니다만. 분명 우리가 상투적으로 말하거나 혹은 쉽게 듣는 "그럴 용기로 좀 더 살아보지..." 라는 말은 뭔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물론 당시엔 10대의 생각이라 어떤 결론을 내리기 너무 힘들었습니다만.

하지만, 사람은 정말 견디기 힘든 삶의 무게라는 것이 있는 모양입니다. 그 격전의 연속인 삶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신은 견딜만큰의 시련을 주신다"라고 당당히 말할 수있지만, 그 보다 조금 더 무거운 시련을 받은 사람은 그런 말을 할 수 없겠죠. 물론 그런 시련이 정말 견딜 수없는 것이었나? 하고 묻는다면 뭐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만. 비록 자살을 미화할 생각은 아니지만, 결코 자살이라는 선택을 한 사람을 단순히 몇 마디 말로 결론지을 수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나저나 이 연휴가 저에겐 너무 길게 느껴지는군요. 혼자 3일을 보내고 있어서 그런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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