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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체 공부안하고 노는걸 좋아했던 고등학교때라, 지금 제가 기억하는 것이 맞는 진 정확히 몰라도, 이런 구절이 있었습니다. 서희의 담판 - 강동 6주라고 말이죠. 


내용은 아주 짧게 뭐 거란이 쳐들어왔는데, 서희라는 아저씨가 달려가서 어마어마한 말빨로 그냥 애들을 돌려보내고 덤으로 강동 6주도 얻었다...라는 구절인데요. 그때 전 그 거란장수 돌아가면 거란왕한테 죽었겠다.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전쟁에 내 보냈더니 말 한마디에 돌아왔다면, 사형시켜야죠. 그런데 그게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서희는 도대체 어떻게 해서 거란 군대를 돌려보냈을까요?? 아니 무엇보다 도대체 제가 제목을 왜 저렇게 지었을까요??

   30년간 국교를 맺었던 리비아.. 갑자기 양국간의 위기라니 ???!  
 

이리저리 인터넷의 바다에서 헤엄치고 있다가, 이상한 기사하나를 읽었습니다.

리비아는 왜 30년 우정에 마침표를 찍었나?

다들 가서 한번 읽어들 보시지요^^. 전 리비아와 외교문제가 요즘 있다는 것도 몰랐습니다.ㅠㅠ. 하여간 이 글의 내용을 다 믿을만하지는 않아도,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과 리비아가 몹시 삐졌다는 것은 확실히 알 수 있겠네요. 그러면서, 제가 또 슬프게 생각한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알겠는데, 왜 문제가 있는지에 대한 심도깊은 분석은 우리의 메이져급 신문기사들에는 없더라는 거죠. (혹시 발견하신분은 링크부탁합니다..ㅠㅠ) 


일단, 위 기사의 내용을 줄거리만 목차식으로 나열하면 이렇습니다. 

1. 리비아가 외교단절의 뉘앙스까지 풍기며 어마어마하게 삐졌다.
2. 표면에 들어났듯이 정말 무슬림의 나라에 선교를 하다가 발생한 일인지 의심스럽다.
3. 선교사 파견 세계2위라는 우리나라가 갑자기 리비아에 선교활동을 한 것도 아니고 이때까지 쭈욱 해오던 선교활동을 갑자기 문제삼는 것이 이상하다.
4. 국내 메이져급(중앙, 조선, 동아, 국민 등등) 신문의 리비아 윈수에 대한 모독이 도를 지나치고 있다.

실제로는 '이슬람은 결코 여성을 우습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차분이 강연을 했다고 한다.


5. 리비아는 1988년 미국에 의해 테러지원국으로 선언되어 (확실하지 않다) 어마어마한 제재조치를 받다가 사실상 국가 원수의 항복선언에 의해 간신히 풀려났다.
6. 그런 리비아에게 한국은 천안함 사건의 배후가 북한이라는 성명과 대북 제재를 끌어내기 위해 외교역량을 집중하다. 북한과 동병상련을 느낀 리비아에게 무리수를 뒀을 수도 있다.
7. 국제 정세는 미국의 1강 주도에서 미국-중국의 2강 체제로 변화하고 있는 중이고, 리비아나 쿠바와 같은 미국에 적대적 국가들의 입지도 점점 강화되고 있다.
8. 중국은 이미 미국 등으로 부터 홀대받던 아프리카와 남미, 중동 국가들과 우호증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9. 우리는 너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미국 의존적인 외교를 하고 있다.
10. 리비아는 세계8위, 아프리카 1위의 산유국으로 우리의 건설-중장비 분야의 산업진출도 활발한 나라이다.
11. 그런 리비아와 좋은 외교, 아니 하다못해 중립적 외교관계의 선마저 넘어버린건 아닌가?

이 기사를 읽다가 (꼭 들러서 한번 읽어보시길.. ^^) 고려때 서희라는 분이 생각이 난것입니다.

   서희의 외교술 - 외교에 있어서 정확한 정보와 판단의 중요성 !  
 

거란의 나라인 요나라는 건국때부터 고려와 사이가 좋지 못했습니다. 그것은 고구려의 후신임을 자처하던 고려 입장에서 같은 고구려의 후신인 발해 (즉, 형제의 나라)를 멸망시킨 것이 요나라이기 때문입니다. 그 와중에 요나라 성종의 명령에 의해 소손녕이 80만 대군을 데리고 고려로 침공합니다.

처음에는 계속 밀리고, 고려의 국론도 항복하자는 둥, 땅의 일부를 주고 목숨이라도 구하자는 둥하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서희와 그를 지지하는 일부 사람들은 좀 다르게 생각했습니다.
기록에 의하면 서희는 당시 지금의 유학생처럼 송나라에서 공부한 기간도 있고, 과거 급제 후에 송나라 사신으로 파견도 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서희는 고려 광종때 재상을 지냈던 분의 아들로 집안도 좋았습니다. 응?? 갑자기 난데없이 집안을 들먹이냐구요? 지금처럼 정형화된 교육과정이 없고, 또 정보의 량이 턱없이 부족하던 시대에는 아버지와 같은 집안 어른에게 배우는 지식이나 감각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특히 서희의 아버지는 과거제도를 처음 시행한 광종때 재상을 했던 인물로 광종과 소위 말하는 코드가 맞았을게 분명합니다. 광종은 능력으로 인물을 평가하겠다는 과거제도를 확립하고, 자주의식을 강조하여 국력을 강화하는데 촛점을 맞춘 왕이었습니다. 그런 왕 밑의 재상의 아들로서 분명 국제적 감각을 다른 사람들보다는 많이 익히는데 유리했을  건 분명합니다.
서희는 80만대군을 데리고 요나라가 남하한 이유를 고려 정벌이 아니라고 판단합니다. 물론 그 이유를 지금 알 순 없지만, 그 후 요나라의 행동을 보면 유추해볼 수는 있습니다. 

1. 서희의 담판 후 두말없이 물러감.
2. 993년 고려 침공 후, 1004년 송나라를 굴복시키는데 성공함.

전쟁이라는 게 왕이 명령내리면 다음날 바로 수행할 수 있는게 아닙니다. 각 지역별로 안배되어있는 상비군의 숫자를 조절해야하고, 주변국과의 역학관계도 고려해야하고, 적에 대한 정보도 수집해야하고, 무엇보다 보급문제를 확립해야합니다. 수비가 아니라 공격하는 군대가 굶으면서 이겼다는 이야기를 저는 들어본적이 없습니다. 그러니, 고려 침공후 송나라 굴복까지 대략 10년의 시간은 긴것이 아닙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실제로는 고려 침공때부터 대 송나라 프로젝트는 시작되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즉, 서희는 요나라의 목적은 송나라이고, 단지 요나라가 고려에 바라는 것은 자기 들이 송나라와 전쟁을 벌릴때, 뒤통수를 치지 않는 다는 확신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럼, 80만대군으로 그냥 한반도를 쓸어서 요나라껄로 만들면 되지..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만, 그렇다면 어마어마한 시간을 들게 됩니다. 단지 공격하고 항복받고 물러나는 것만 해도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 모르는데다, 지배까지 할려면 또 당분간 군사력을 주둔시켜야하기 때문이지요.

   서희의 외교술 - 맹목적인 추종이 아니라 실리를 생각하다 !  
 

병자호란의 발단이 된 조선의 명나라에 대한 맹목적인 추종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요. [관련글], 당시 서희와 고려에는 송나라에 대한 그런 맹목적은 추종은 찾기 어렵습니다. 그는 단지 송나라가 지리적으로 가깝고, 요나라까지는 중간에 여진족이 있어서 자주 찾아가기가 어렵다는 말로 너희가 송나라랑 전쟁을 하던말던 너희끼리 알아서 해라. 라는 늬앙스를 살짝 풍겨줍니다. 그러나 송나라랑 전쟁을 하신다구요? 그럼 저희는 가만히 있겠습니다. 아니 지원군이라도 좀 보내드릴까요?? 라는 식의 편향적인 외교는 하지 않습니다. 당연히 어떻게 될지 모르는 앞날에 송나라가 이기면 난후 고려에게 책임을 물으면 어떻합니까.


그러면서 서희는 요나라와 사이에 있는 여진족이 방해가 된다는 말을 해서, 고려가 여진을 토벌할때 거란의 간섭을 배제시키는 어마어마한 성과를 얻어냅니다. 고려는 당시 고려북방에 있는 여진을 토벌하고 싶었지만, 고력 국력의 강화를 바라지 않았던 요나라의 간섭을 받고 있었는데요. 그게 없어진거죠.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뒤통수만 치지 않는다면, 한반도를 고려 혼자 지배하든 말든 요나라입장에서는 신경쓸게 없거든요.

   외교.. 국가의 존폐가 달린 긴장감의 연속이자 종합 예술 !  
 

마키아벨리를 봐도 그렇고, 서희를 봐도, 또 이번의 리비아 사태를 봐도, 외교는 고도의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수행해야하는 것 같습니다. 단순히 양국간의 문제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주변국과의 관계와 해당 국가들을 문화적으로 이해하고, 당사자의 참뜻을 이해하지 않으면 끌려다니기만 하다가 손해만 보는 분야인것 같습니다.

동상만 세우지말고.. 배워야할텐데...


마지막으로 처음 이야기했던 그 해당기사의 마지막 결론부분을 그냥 인용하겠습니다.

지난 30년간 리비아는 한국을 친구로 대했다. 기왕이면 친구 나라의 물건을 사주기 위해 노력했고, 기왕이면 친구 나라에게 대형 공사의 계약을 주기 위해 나름 애를 썼다. 극심한 무역 불균형에도 불구하고 리비아의 주요 수출품인 석유와 가스가 다른 중동 국가에 비해 비싸다는 이유로 한 방울도 사주지 않는 얄미운 한국에게 볼멘소리 한번 하지 않았다. 그동안 민감한 종교 문제에 있어서도 그저 모르는 척 눈을 감아 줬을 것이다.

그런 친구 나라에게 그동안 한국은 무엇으로 보답을 했나?

툭하면 카다피를 독재자로 비난하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이상한 변태 취급을 하며 조롱하지 않았나. 어려운 일에 처했을 때(팬암항공기 폭파사건 같은) 무조건 쌩까고 미국 편을 들어놓고선 당장 자기들한테 아쉬운 일이 생기자(천안함 사건) 리비아가 처한 상황이나 입장은 생각지도 않고 무조건 자기편을 들어달라고 하지 않았나. 그런 떼를 쓰는 일에서조차 기본적인 관례를 무시하고 건방진 태도로 일관하지 않았나. 리비아가 무슬림 국가임을 뻔히 알면서도 현지인에 대한 종교 활동을 내세워 공공연하게 선교 활동을 하지 않았나.

- 딴지일보 - 리비아는 왜 30년 우정에 마침표를 찍었나 - 기사 인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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